아침마다 주문진 보리골 인근을 산책하는 홍달님(가명.56세.여.주문진읍 주문리)씨 부부는 소나무 숲이 울창한 이곳 산책로의 과수원 부근을 지날 때마다 잔인한 광경에 늘 마음이 쓰인다. 

과수원측 또는 누군가가 약1Km 반경의 과수원 둘레에 쳐 둔 가시철조망이 세월을 거듭하며 소나무 몸체에 깊숙이 파고 들어 이 일대의 약 100그루 이상의 크고 작은 나무들이 고사했거나 고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홍씨는 본지에 제보해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로썬 해결책이 막연한 실정이다. 강릉시 주무부서는, 주문진읍 교항리 산279-7 소재의 문제의 해당 부지가 공유지가 아닌 사유지여서 토지주의 동의없이 소나무들을 간벌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런 경우 토지주를 수소문하는 일도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토지 소유주에 대한 그 어떤 강제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소유주가 버티면 속수무책이라는 것.  

강릉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세무서와 협조하는 등 실제 토지주를 찾아내 철조망 제거 또는 간벌을 권유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시가 나서 일단의 철조망 제거작업을 우선할 예정이다. 

시관계자는 고사 중인 나무들의 회생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상태에서 소나무 몸체에 첩첩히 박혀 있는 철조망들을 모두 제거할 경우 분명 고사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부분 목재로의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소나무들인 만큼 철조망을 제거하는 수준에서 지금처럼 놔두는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해 철조망 제거 작업이 완료되면 그외 별다른 조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시는 또, “현재 고사가 진행 중이거나 이미 고사한 나무들은 병충해 때문일 뿐 철조망으로 인해 고사한 게 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본지의 현장 취재에 따르면, 철조망이 둘러진 채 고사한 나무들 외에 인근에서 고사한 소나무들을 찾아보기 힘든 점을 감안한다면 이 나무들은 철조망으로 인해 고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영상 참조) 

과수원으로의 접근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철조망을 두른 후 사후 관리에 소홀했거나 무관심했을 토지 소유주의 그릇된 자연보호 의식으로 인해 수십 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고통받고, 행정력까지 동원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본지 취재가 개시된 후 17일 현재 이곳은 산책길 방향의 철조망을 전부 제거한 상태며 곧 건너편 철조망도 제거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보리골을 산책하는 주민들은 지금처럼의 잔인한 광경은 더 이상 보지 않겠지만  여전히 여러 군데의 철심을 박은 채 시들어가는 소나무들은 그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뉴스모아 강릉 임영화 기자 / 편집 최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