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원주~강릉 철도건설 환경영향평가공청회’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불성실한 환경영향평가 용역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공청회는 공단측이 강릉지역 공사구간의 대기, 물, 자연생태, 생활환경 등의 분야에 대한 환경보전방안을 소개하고, 패널로 참석한 해당지역 주민대표들과 공청회에 참석한 시민 등이 용역업체를 포함한 공단측을 상대로 질의.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원주~평창 및 강릉구간‘의 환경보전방안 중 강릉 지역을 한정해 다뤄진 이날 공청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월호평동 주민대표 김민석 씨는 “사전에 공청회 관련 자료를 받은 게 없다.”고 운을 뗀 뒤 “대관령과 동해에서의 강릉방향 철로와 7번 국도로 인해 월호평동의 36가구가 삼각주에 갇혀 고립되게 된다.”며 대책에 대한 마을설명회 개최를 요구해 공단측으로부터 “조만간 주민설명회 일정을 잡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철도공단측은 또, 교2동 주민대표인 박흥석 씨가 강릉역 지하 건립에 대한 공식적인 결정 시기를 묻는 질문에 대해 “현재 반지하역을 유력하게 검토중이지만 확정된 건아니다. 약 3백억원의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등 최종적으로는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관건”이라고 말해 역사의 반지하 여부가 아직 미확정 상태임을 밝혔다. 

차량기지의 입지 결정 여부와 철도공사로 인한 지하수 고갈 및 공사 소음 등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음 및 진동 저감을 위해 총13개소에 1m 높이의 방진망을 설치하고, 교량공사시에는 오탁방지막을 설치해 혼탁 정도가 25PPM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것과 높이 3미터 너비 6미터의 가설방음판넬 50개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기지창은 현재 입지 선정단계로써 금광리로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말해 회산동 또는 지변동 등 제3의 지역이 선정될 여지도 남겼다.

특히 이날 공청회에서 시민자격으로 질의에 나선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환경영향평가 용역업체들의 부실 조사결과를 조목조목 지적해 공단측이 곤혹을 치렀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제작한 강릉구간 환경영향평가 발표보고서에 대해 박 교수가 검증한 바에 따르면, 조사지역 주민들이 대부분 지하수를 음용수로 사용 중임에도 먹는 물 61개 조사항목 중 겨우 9개 항목의 조사만으로 그쳤으며, 동양 최대 22Km 연장 규모의 대관령터털 공사에 대한 영향평가도 한번 없이 착공한데 대해 문제 제기에 나서는 등 “아직 강릉구간의 환경영향평가 결과발표는 시기 상조다.”라는 의견을 냈다. 

박 교수는 또, “겨우 3일만에 9개 하천의 어류조사가 가능한가.”고 되묻고, “하천조사나 평가에서  조악한 수준의 날림식 용역보고서를 보고 놀랐다. 이런 엉터리보고서로 공청회를 할 수 있겠나." 라며 따져 물었다. 

공청회 참석 시민들은 한결같이 “강릉역사와 차량기지 입지 선정 등 강릉구간 철도사업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는 게 없다.”면서 철도공단 또는 강릉시가 이 사업에 대한 주민홍보에 인색하거나 축소 저의를 의심하기도 했다.<임영화 기자/영상 서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