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부터 이사부크루즈에서 캉캉춤을 공연중인 6인조 혼성팀은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온 전문 댄서팀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수도 <키예프>에서 차량으로 약 한 시간 소요 거리에 있는 인구 백만명 규모의 <드니프로 페트로부스키> 출신들이다.

6명의 단원 중 까자(여.22세)‘와 알렉스(남.20세), 다샤(여.20세)는 댄스스쿨 동문들이며 스비에타(여.29세)와 ’올라(여.24세)‘는 사촌지간이다. 디마(남.27세)는 본격적인 댄서로 일하기 전에는 마임 등의 행위예술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스비에타와 알렉스가 선상에서의 공연이 익숙치 않아 최근까지 약간의 멀미를 느껴 온 것과 때로 언어소통 문제 외에는 지금껏 한국에서의 생활은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우크라이나의 대기업 직장인들이 평균 50~60만원의 월급 수준인 걸 감안하면 공연계약 기간인 6개월간 적지 않은 돈도 벌고 한국여행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들은 회사측이 제공하는 주문진 주공1아파트에 거주하며 공연이 없는 날엔 버스를 이용해 강릉 등 인근 지역을 여행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한국말 익히기에도 열심이다. 할 줄 아는 한국말을 물었더니 “얼마요?”, “알았습니다.”, “안돼”, “조금 있다가” 등등 여러 문장 또는 단어를 꿰고 있었다.

이중 알렉스는 시간이 날 때마다 쇼핑에 나서 한국 의류들을 집중적으로 구입하는 중이다. 한국 옷들의 품질과 디자인이 월등하고 가격은 우크라이나에 비해 무척 저렴하다는 것.

모두들 한국사람들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는 것 같았다. 디마는 한국 노인들의 삶이 무척 여유있어 보인단다. 현재 우크라이나 노인들은 국가 경제난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해 무척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귀뜸한다. 이들의 대체로 통일된 한국의 인상은 “한국 사람들 너무 마음이 따뜻해.”

문화차이로 인한 헤프닝도 있었다. 어느닐, 이사부크루즈에서 공연을 마친 공연단이 숙소로 가기 위해 하선하면서 선장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빠까”을 연발했다. 얼핏 ‘싸가지없는 X들’ 이라고 욕을 튀어나올만한 이들의 태도는, 알고 보니 우크라이나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나누는 헤어질 때의 인사법이었다.

이들의 계약기간은 이제 약 3개월 남짓 남았다. 6개월간의 공연이 끝나면 다시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나이트클럽 또는 극장 등지에서 여전히 댄서생활을 계속해 갈 것이다. <글:임영화 / 촬영:서석근>